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혁신재창당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지 58일 만이다.
강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과 단결이라는 양팔을 펼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통합진보당은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팔을 벌려 이쪽과 저쪽을 손잡고 잡아당겨 보려 했지만 손이 닿질 않았다. 마지막 기적을 희망하고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가는 쪽도 남아있는 쪽도 모두가 서민과 약자의 한숨과 눈물을 나의 것으로 끌어안고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진보정당"이라며 "언젠가는 진보의 역사 속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당적과 관련해서는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간곡한 호소도 무위로 끝나버린 지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민주노동당에서 이어져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혁신은 실패했고 많은 당원들이 이 당을 떠나갔고 당의 근본인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했고, 농어민 빈민들이 지지철회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모두가 제 탓"이라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희생과 헌신이라는 숭고하도고 위대한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새로운 길에 저도 함께 하고 싶다"며 합류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감정이 복받친 듯 "새로운 진보정치는 땀 냄새와 흙냄새 나는 민중들의 애환이 솟아나는 노동현장, 농민현장 빈민현장에서 씨를 뿌려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 대표는 "상식이 존중받고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진보정치, 진보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되 진보의 미래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처음의 마음으로 출발하자"고 당부하면서 이날 20여분 간에 걸친 기자회견을 마쳤다. (CBS 김효은 기자·김민재 노컷뉴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