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신고 보다 무서운 건 물가상승?'
전세값에 쫓기고, 복비 10만원에 목매고, 소 키우기 바쁜 사람들이 간첩이란다. 어제까지 내 이웃, 동료, 가족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북의 지령이 내려진다. 먹고 살기 바쁜데 지령수행까지 해야 할 판이다. 한동안 끊긴 지령으로 본인의 간첩인지도 잊고 사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중 첩보생활이 시작된다.
영화 '간첩'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어둡고 비장한 간첩의 이미지를 벗어나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 작전을 그린 리얼 첩보극을 그렸다.
최근 '연가시'로 흥행배우 대열에 합류한 배우 김명민은 이번 영화로 2연속 흥행을 노린다.김명민은 극중 머리 회전이 빠르고 말솜씨가 탁월한 암호명 '김과장' 역을 맡았다. 간첩들의 리더로 타고난 재주를 발휘 비아그라 밀수와 불법판매를 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인물을 표현한다.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 맞춤 몸연기'는 없지만 김명민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편안한 생활 연기가 묻어나는 캐릭터다.
전작 '왕의남자', '전우치', '부당거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유해진은 영화에서 먹고 살기 바쁜 이들에게 지령을 전달하러 내려온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암호명 '최부장'으로 등장해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이 영화의 홍일점인 배우 염정아는 지도 파악 능력을 살려 부동산 중개인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암호명 '강대리' 역을, 변희봉은 북에서 맨손으로 헤엄쳐 내려온 간첩계의 산증인인 암호명 '윤고문' 역으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이번 영화로 첫 스크린 데뷔에 오른 정겨운은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갖췄으나 남파 후 귀농을 선택해 소를 키우며 FTA 반대 시위에 앞장서는 '우대리' 역으로 변한다.
우민호 감독은 "대중들에게 두려운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는 간첩들이 남북 관계가 원만해진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작품을 구상했다며 "간첩들도 사람이고, 아버지고, 어머니고, 노인이고, 청년이며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의도를 밝혔다.
간첩의 틀을 파괴한 러얼 첩보극 영화 '간첩'은 추석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