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종영 뒤 유독 캐릭터 여운이 오래가는 배우가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연기를 잘했거나 아님 인기가 많았거나... 톱스타 일수록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 잔상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지만 신인 배우에겐 드문 일이다. 그런데 여기, 드라마가 종영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드라마 속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신인 배우가 있다. 인기리에 종영한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무녀 '잔실이'를 연기한 배우 배누리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드라마가 끝났는데 여전히 '잔실이~잔실이'하면서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지금 제가 대스타 반열에 오른 건 아니지만. 갑자기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으니 감사한 마음 한 켠에는 인기에 대한 부담감과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에 부흥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커요"
앳된 얼굴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단숨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그녀지만 아직은 대중들의 관심이 낯설기만 한 신인 배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라마 '해품달'로 데뷔 한 줄 알지만 사실 배누리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상업영화를 통해 연예계 첫 발을 내딛었다. 그 뒤 2010년 케이블 방송을 통해 가수 빅뱅의 '롤리걸'로 뽑혀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KBS 드라마 '드림하이1'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작은 배역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다져왔다.
"처음 맡는 무녀 캐릭터지만 완전한 무당이 아니라 굉장히 귀여운 무녀였어요. 잠시 정신을 잃고 하는 정도였죠. 극중 전미선 선배님이 연기한 접신 연기를 많이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했어요. 해품달 촬영 당시 전미선 선배님이 조언과 격려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 롤모델이에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잔실이'의 잔상이 가시기도 전에 배누리는 스타화보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보여 또 한 번 관심을 모았다. 'Made in 20'라는 주제로 필리핀에서 화보촬영을 진행한 배누리는 한복 속에서 감춰진 완벽한 S라인을 드러냈다. 배누리 특유의 풋풋함에 갓 20살이 된 여인의 섹시함을 선보여 팬들을 설레게 했다.
"솔직히 스타화보를 찍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부분 섹시 콘셉트로 많이 찍으시잖아요. 전 섹시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또 연출할 자신도 없었거든요. 사전 콘셉트 회의서 제가 갓 20살이 된 것에 맞춰 발랄하고 풋풋한 매력을 표현하자고해서 찍었는데 첫 화보 공개가 비키니 사진이어서 이슈가 된 거죠. 연기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폭을 넓히고자 찍은 것도 있는데.. 노출로만 이슈 돼서 부담이 커요"
드라마 해품달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누리, 스타화보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더니 이제는 영화로 반전매력을 준비 중이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앨리스'를 통해서다. 동화 속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릴러 판타지 영화에서 배누리는 또 한 번 연기변신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시작은 우연한 기회로 연예계 발을 내딛었지만, 이제는 배우로 제대로 활동하고 싶어요. 배누리하면 '보고 싶다. 재밌겠다' 할 정도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는게 제 목표에요.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 팔색조 같은 배누리 보여 드릴테니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