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6cm, 무게 6g인 배지에 인생을 건 이가 있다.
1960년 5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오는 19대 선거까지 잇따라 총선 출마에 나선 김두섭(82) 씨.
9대 총선 때만 출마하지 않아서 이번이 14번째 도전으로, '국회의원 최다 도전' 기록은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현재까지 전적은 13전 1승 12패.
그 인생의 황금기는 당연히 1승을 거둔 14대 총선 때로 당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만든 통일국민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하도 떨어져서 (국회의원) 못하고 죽을 줄 알았는데, 8전 9기로 당선되었으니 잊지를 못하지."
하지만 초선 의원의 단꿈도 잠시.
15대 총선부터 18대 총선까지 신한국당과 자유민주연합, 자유선진당을 넘나들었지만 내리 고배를 마셨다.
"원숭이는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사람은 떨어지면 그렇게 초라하기가 짝이 없어. 쳐다보지도 않아."
50년 정치 이력을 지닌 노정객의 술회다.
그 자신의 행색도 초라해져 현재는 가족과 떨어져서 컨테이너로 만든 단칸방에 홀로 살지만 '국민은 잘 살고 정치인은 거지가 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인지 부끄러울 것이 없다.
국민행복당(대표 허평환) 소속으로 경기 김포에 출사표를 던진 이번 총선, 느낌이 좋다고 한다.
꿈도 좋고 주변의 호응도 좋아서 이번엔 꼭 당선될 것이라는 게 김두섭 후보의 전망인데,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여당과 제1야당 모두 이번 선거에서 전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언제까지 도전할 것이냐는 물음엔 단호히 말한다.
"안된다면 20대 총선에서 한번 더 할 거예요. 오기로라도 더 할 거예요." (기획/제작: 김정훈 김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