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박수 소리는 5분도 안돼 멎었다. 4.11 총선 투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직자들은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박 위원장은 11일 투표가 마무리되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오후 6시, 여의도 당사 상황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남색 바지 정장의 박 위원장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옆에 앉은 이양희. 이준석 비대위원과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잠은 좀 주무셨냐"고 묻는 이양희 비대위원의 질문에 "잘 못 잤다"고 답하기도 했다.
여야 모두 1당 가능성이 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장내에서는 박수소리가 잠시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각 지역구 출구조사 결과가 속속 드러나면서 순식간에 침묵이 감돌았다. 박 위원장은 입을 굳게 다문 채 TV모니터를 응시했다. 홍사덕, 정진석, 권영세, 홍준표 후보 등 새누리당의 간판급 후보들이 출구조사 결과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날 때는 장내에서 "어, 어, 왜이래"하는 목소리와 탄식이 흘러나왔다.
10분쯤 결과를 지켜보던 박 위원장은 "그동안 고생하셨다"며 비대위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한 뒤 자리를 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전체적인 (당선가능 의석) 숫자는 예상한 것 보다 많다"면서도 "특히 서울 지역이 너무 어렵게 나온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거대 야당을 형성하고, 수도권 대부분의 의석을 이들에게 내줄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해 이상일 대변인은 "출구조사가 정확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마지막 한표까지 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상했던 수준이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기획/제작 : 김송이 김원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