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이런 설에도 구한말 이후 우리 민족의 애환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일제에 의해 음력설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에 따라 음력설은 국경일에서 공식 배제됐다.
1954년 공포된 '음력 과세방지에 관한 건'에서는 음력설에 대해, "대중생활에 뿌리 깊이 만연한 암적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근대화 시기 이후에는 '양력설을 쇠는 것이 근대화의 길'이라고 선전하는 계몽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여전히 음력설을 선호하자, 정부는 1984년 음력설을 '민족의 날'로 명명하고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 또한 어정쩡한 형태로 4년동안 유지되다, 1989년에 이르러 마침내 '설날'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불리워지게 됐고 쉬는 날도 사흘로 늘어났다.
1세기 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설날이 다시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활하게 된 것이다.
민족과 함께 애환의 세월을 살아온 설 이야기를 옛 자료를 통해 되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