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20분 거리를 4시간 40분 걸려 이송 / YTN

2019-10-31 3

세월호 참사 당일 생명 징후가 있던 희생자를 응급헬기에 태우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희생자는 배를 네 차례 갈아타고 4시간 40분이 지나서야 병원에 도착해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유가족들은 신속히 조치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침몰 6시간 만인 오후 5시 24분 세 번째 희생자가 발견됩니다.

"익수자 한 명 올렸습니다."

단원고 남학생 A 군이었습니다.

불규칙했지만 맥박이 잡혔고 산소 포화도도 69%, 호흡도 있었습니다.

원격 의료 시스템을 통한 진단 결과는 '긴급 이송'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이송을 위해 헬기를 기다리던 실무자들에게 이상하게도 A 군을 배로 갈아 태우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익수자는 P 정으로 갑니다."

이후 배를 세 척이나 더 갈아탄 A 군은 저녁 8시 50분이 돼서야 육지에 내려졌습니다.

밤 10시 넘어 병원에 도착한 A 군은 바로 사망 판정을 받습니다.

헬기로 갔으면 걸렸을 시간보다 4시간이 더 지난 뒤였습니다.

왜 헬기를 안 태웠을까

조사위는 현장서 A 군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렇게 조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위 조사 결과 황당한 사실이 하나 더 확인됩니다.

A 군이 촌각을 다투고 있던 시각 A 군이 타고 있었던 배에 헬기 두 대가 내렸는데 그 헬기에 당시 서해 청장과 해경청장이 나눠 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박병우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장 : 같은 시각인 6시 35분에 해경 B517기가 (A 군이 타고 있던 3,009함에 내려서 20분 정도 지나서 김석균 해경청장을 태우고 떠납니다.]

조사 결과를 지켜본 유가족들은 분노했습니다.

[장훈 /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이 배 저 배 옮겨 태워가며 무려 4시간이 넘도록 시간을 끌다 병원에 도착하게 했습니다. 헬기는 엉뚱한 지휘부가 차지했습니다. 이건 명백한 살인입니다.]

조사위는 헬기 이송을 안 한 이유와 해경청장 등의 헬기 탑승 경위 등에 대해 더 조사한 뒤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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