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서 “존경하는 의원님” 이라고 했다가 곧이어 삿대질하며 욕설하는 모습 보면 혀를 차게 되지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들은 혹시나 꼬투리라도 잡힐까 경쟁하듯 과잉 의전에 나섭니다.
의원들은 대접받는 만큼 열심히 국감에 임하고 있을까요?
이민찬 기자가 국감 현장속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리포트]
국정감사 시작 전, 피감기관 임직원이 로비로 나와 일렬로 서서 대기합니다.
[코레일 관계자]
"(언제부터 서 계시는 거에요?) 저희요? 저희 9시부터요."
한 젊은 남성 직원은 엘리베이터에서 버튼을 눌러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2호기 7층으로 올라가겠습니다"
직원 식당 3곳 중 2곳을 통째로 비워 국회의원과 보좌진 전용 식당으로 바꿨습니다.
직원용 식판은 사라지고, 대신 국회의원용 '코스 요리'가 등장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직원들이 좀 불편하더라도 감사위원들 식사하실 수 있게 저희가 제공을 해드리는 거예요. 직원들은 오늘 같은 날은 도시락이나 밖에 나가서 드시고."
국회의원 전용 화장실도 생겼습니다.
[A 국회의원]
"화장실은 어디에요?" (화장실은 이쪽입니다.) "
다른 피감기관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입장부터 꼼꼼하게 챙깁니다.
[대법원 관계자]
"의원님 오셨습니다."
[B 국회의원]
"뭘 이렇게 나오셔요. 저 안에 계시지. "
분주하게 과일을 깎고 의원들 슬리퍼와 치약·칫솔까지 준비해뒀습니다.
국회에서 열리는 국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회의장과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6시30분부터 줄을 섭니다.
[피감기관 관계자]
"(몇 시쯤 출발하셨어요?) 새벽 3시 반에 출발했죠. 출발하기 전까지 잠을 안 잔 거죠."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이렇게 각종 서류와 프린터기 등을 손수레에 챙겨옵니다.
이런 장비들로 국회 로비는 순식간에 임시 사무실이 됩니다. "
[피감기관 관계자]
"현장에서 질의가 나오면 여기서 바로 질의 작성해서 답변 자료를 넣어드려야 하니까요."
[피감기관 관계자]
"(급한 자료 다 준비 되셨나요?) 네. 잠깐만요. 좀 들어갈게요."
캠핑 의자와 책상, 돗자리까지 등장하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떼웁니다.
밤 11시 13시간 가량 이어지는 국정감사에 책상 앞에서 졸기도 합니다.
[피감기관 관계자]
"(밤새서 준비해요?) 의원님들이 질의를 (당일) 새벽에 주시니까요. 자료 요구는 그 전부터 하는데, 질의하실 거는. "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빈자리는 늘어납니다.
[C 국회의원]
"잠깐 저기 뭐야 잠깐 인터뷰가 있어가지고요."
[D 국회의원]
"몸도 불편하고 그래서 6시까지 있다가 지금 내려오는 길입니다."
과잉 의전과 부실 국감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찬입니다.
leemin@donga.com
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