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뿐 아니라 강원 동해안 전역이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특히 과거 태풍 루사 때 겪은 피해를 다시 떠올려야 했던 강릉 지역은 도심 기능이 한때 마비됐습니다.
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 경포호가 끝내 흘러넘쳤습니다.
황톳빛 물길이 도로 밖으로 밀려 내려왔습니다.
범람한 호수와 마주한 해수욕장 횟집도 완전히 잠겼습니다.
흙탕물 속에 김치 통 하나만 간신히 건졌습니다.
[경포호 인근 횟집 상인 : (그건 뭐예요?) 네? 김치인가 본데….]
고립됐던 주민은 119도움에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지붕만 보이는 승용차, 중장비와 트럭은 흙탕물에 갇혔습니다.
[문상준 / 강원도 강릉시 교동 : 아침에 와보니까 물이 포크레인 상부까지 찼어요. 방치할 게 아니라 좀 차기 전에 시에서 알려줬으면….]
지붕은 뜯겨 나갔습니다.
그리고 전깃줄 위에 위태롭게 걸렸습니다.
떨어진 파편은 버스정류장과 차량을 덮쳤습니다.
태풍의 마지막 길목에서 쉼 없이 이어지던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한 강원 동해안.
배수로가 막히며 역류해 곳곳이 뻘밭으로 변했습니다.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물에 잠긴 학교는 휴업이 결정됐습니다.
하루 870㎜가 내린 2002년.
악몽 같던 그때와 똑같았습니다.
[권오철 / 강릉시 진안상가 상인 : 이렇게 많이 차기는 (태풍) 루사 이래 아마 처음일 겁니다. 지금 반 정도 침수됐는데, 루사 때는 1층이 다 침수됐었고….]
펜션 가스 누출 사고와 대형산불, 수소 탱크 폭발 사고에 이제는 태풍까지.
계절만 바꿔 쉼 없이 이어지는 재난과 사고에 강원 동해안 주민들은 할 말을 잊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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