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화성 외에 살인 5건 더 있다…미제사건 재조명

2019-10-02 11



온 나라는 지난 28년 동안 10차례의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를 찾아왔습니다.

막상 찾고보니 이 살인마는 심지어 화성살인사건 외에 다섯 차례의 추가 살인도 내가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살인마보다 더한 단어를 찾아야 할까요.

김태영 기자가 새로 밝혀진 살인 사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춘재의 처가로 가는 도로 옆 굴다리입니다.

1992년 4월, 당시 공사 작업자가 땅속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알몸 상태인 데다 양손이 스타킹으로 뒤로 묶여 있었습니다.

[김시근 / 전 청주서부경찰서 형사(당시 수사관)]
"(양손이) 뒤로 묶여 있었고 반지 하나 나왔을 거예요. 나체 (생각나는 게) 그 정도예요."

그러나 시신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미제로 남았습니다.

이로부터 1년 전인 1991년 1월 택지조성이 한창이던 곳입니다.

이춘재가 살던 원룸에서 차로 3분 거리도 안될 정도로 가까운 곳입니다.

당시 이곳 공사장 콘크리트 배수관에선 17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역시 속옷으로 재갈을 물렸고 양손은 뒤로 묶인 상태였습니다.

범인은 잡혔지만, 무죄 판결을 받아 미제사건이 됐습니다.

두 사건은 이춘재가 연쇄 범행을 이어갈 당시 청주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미제사건으로 꼽힙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최근 충북 경찰로부터 두 사건의 수사자료를 받아 이춘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수법과 비슷한 데다 이춘재가 결혼 후 청주로 이사온 1993년을 전후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춘재는 처제 살인 말고도 청주에서 2건의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또 이춘재가 3건의 살인사건을 추가로 자백하면서 1988년과 89년에 잇따라 발생한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과 화성에서 일어난 미제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 사건 모두 피해자가 입었던 옷이나 소지품으로 몸을 묶어두는 등 동일한 수법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배시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