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고 필사의 40분…출근길 시민이 구한 ‘추락 위기’

2019-10-01 1



아찔한 일이 서울 강남 호텔에서 일어났습니다.

호텔 객실 여성이 떨어질 뻔 했는데 출근길 시민이 뛰어올라가 구했습니다.

용감한 시민을 우현기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위쪽을 바라봅니다

호텔 5층 객실 창밖에 60대 여성이 거꾸로 매달려 있습니다.

여성의 딸이 필사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지만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습니다.

"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저 매달린 여자는"

근처 공사 현장으로 출근하다 이 모습을 본 49살 박경호 씨는 곧바로 객실로 뛰어 올라 갔습니다.

박 씨가 여성의 한쪽 발목을 붙잡고 버티는 동안, 출동한 경찰관도 가세해 박 씨를 돕습니다.

두 사람이 여성의 발목을 잡고 버틴 시간만 40분.

[박경호 / 경기 성남시]
"빨리 사다리차 오고 빨리 구해야겠다. 그 생각 밖에 없었어요. 잡고만 있었죠."

이윽고 옥상에서 줄을 타고 내려온 소방 구조대원이 여성에게 안전장치를 채우고, 무사히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구조된 여성은 중국 국적으로 딸과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차윤만 /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여성의) 따님이 혼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분(박 씨)이 한쪽 발목을 잡아주셔서 구조가 잘 된 겁니다."

박 씨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박경호 / 경기 성남시]
"일단 사람 살려야 한다는 그런 생각 밖에 없잖아요. 누구나 똑같아요. 똑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경찰은 박 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