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는 3번이나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번번히 빠져나갔고, 강도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되기도 했습니다.
왜 매번 놓쳤는지 신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화 '살인의 추억']
"(뭐야 이거?) 발자국입니다. (언제 발견했어?)"
경찰이 화성연쇄살인 사건에서 용의자의 족적을 확보한 건 1987년 5월, 6차 사건이었습니다.
245mm, 당시 비가 내려 족적이 작아졌을 것을 고려해 용의자의 발 크기를 255mm로 보고 수사했습니다.
당시 이춘재도 용의자로 지목돼 대면조사까지 받았지만 발 사이즈가 달라 풀려났습니다.
이듬해 8차 사건 이후에도 이춘재를 재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9차 사건에서 나온 범인의 혈액형이 B형으로 파악되면서 O형인 이춘재는 또 빠져나갔습니다.
경찰은 오늘 "DNA 감정 결과가 가장 정확하며 혈액형 부분은 추후 수사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혈액형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컸다는 걸 경찰 스스로 시인한 겁니다.
이춘재는 또 연쇄살인 9차, 10차 이전에 구속수감됐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1989년 9월 이춘재는 흉기를 들고 가정집에 침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됩니다.
이 기간 1년 반 넘게 연쇄살인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춘재는 항소해 1990년 4월 집행유예로 석방됐는데 7개월 뒤 9차 사건, 또 10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다면 많은 피해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기회를 적어도 4번이나 놓친 겁니다.
채널A뉴스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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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