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교인 10만 명, 대한예수교장로회 최대 교회인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에 대해 교단이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일단 위임목사에서 물러나는 대신, 2021년 다시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길을 터 줬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격론 속에 시작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정기 총회.
나흘간의 논의 끝에 교단은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명성교회가 위임목사 청빙을 2021년 이후 할 수 있도록 하되, 김하나 목사를 청빙할 경우 2017년 위임식으로 모든 절차를 갈음하도록 한 겁니다.
대신 명성교회에게는 김하나 목사 청빙을 무효로 결정한 지난달 재판국 재심 판결을 수용하도록 했습니다.
당분간 교회 운영은 김하나 목사를 대신해 서울동남노회에서 파견하는 임시당회장이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은 이 같은 내용의 명성교회 사태 수습안을 참석 총대 76%의 찬성으로 의결했습니다.
수습안은 나아가 누구든 교회법과 국가법에 의해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더 이상의 교단 분열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명성교회 세습 찬성 교인 : 명성교회 계승 청빙은 교단 헌법적으로 볼 때 적법합니다. 재심은 교단 헌법 123조에 의하면 책벌일 때만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습에 반대하는 기독교계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세습을 금지한 교단 헌법 취지를 왜곡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상규 /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 실행위원 : 어떤 명분이 있다고 한들, 세상 사람들도 동의하지 못하는 세습을 과연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저희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기독교계 시민단체가 지난 2013년부터 4년 반 동안 세습 관련 제보를 받은 결과 전국 143개 교회에서 대물림이나 변칙 세습을 신고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기독교계의 변칙적 목회직 세습 움직임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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