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대낮에 하늘이 빨갛게 변하는 '붉은 하늘' 현상이 포착됐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한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지옥처럼 세상이 온통 붉게 물들었습니다.
저녁 무렵 발생하는 노을과 달리, 마치 붉은 렌즈를 낀 듯, 한낮인데도 모든 사물이 빨갛게 보이는 겁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이른바 '붉은 하늘' 현상이 목격된 건, 두 달째 진행 중인 산불 때문입니다.
[아즈하리 / 군인]
"쓰레기가 불타고 있었어요. 불이 번지면서 넓은 지역이 다 탔습니다."
보르네오섬 등의 열대우림이 불에 타면서,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를 뿜어내고 있는 겁니다.
인도네시아 서부에서 시작된 화마는 지금까지 서울 면적의 5배 이상을 태웠습니다.
오랑우탄 같은 야생동물들은 위험에 처했고, 섬 곳곳에 있는 학교는 문을 닫았습니다.
[리즈키 라만 / 인도네시아 학생]
“(학교가 문을 닫아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슬퍼요.”
심지어 산불 연기는 국경까지 넘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로까지 퍼졌습니다.
[테드 첸 / 싱가포르 관광객]
“날씨가 좋지 않아요. 여기 안개가 심하게 꼈어요. 도착해서 공기 중에 뭔가 타는 냄새를 맡기도 했어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 문제로까지 비화한 산불을 잡기 위해 진화에 총력전을 펴는 한편, 방화범들에 대한 엄단을 예고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sooah72@donga.com
영상편집 :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