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장어가 제철을 맞았지만, 장어잡이에 나선 어민들은 한숨만 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무역 전쟁 여파로 일본 수출도 어려워진 탓입니다.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통영의 수협 앞 부두.
바다에서 잡은 장어를 배에서 내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장어가 그물에 가득하지만, 어민의 표정은 썩 밝지 못합니다.
평균 수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조태호 / 장어잡이 어민 : 잡는 것도 힘들지만 잡아 오면 단가가 적다 보니 어민들도 너무 힘듭니다. (선원들) 봉급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장어값이 떨어진 건 경기 침체로 국내 소비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어 판로를 잃은 장어가 넘쳐나는 지경입니다.
수협이 나서 장어를 사들였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미 지난해보다 10배나 많은 387톤을 사들여 저장 창고도 꽉 찼습니다.
판로를 찾지 못한 가공 장어가 냉동 창고 안에 가득 쌓여 있습니다. 더 이상 쌓을 공간도 없습니다.
또 어획량의 60%를 차지하던 일본 수출도 걱정입니다.
일본 수입상들이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고 검역도 강화하면서 수출길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남해안 장어 업계는 비축 사업 품목 지정 같은 정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봉근 / 근해통발수협 조합장 : (장어가) 정부 비축 사업에 포함됐으면 좋겠고 수매 사업에도 정부 차원에서 어민들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정부가 일익을 담당해 주지 않으면 어민들이 어업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가….]
9월부터 11월까지는 바닷장어가 제일 많이 잡히는 시기입니다.
공급 과잉에 소비 침체, 수출 악화에 재고 증가까지.
바닷장어를 잡는 어민들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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