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 째로 접어든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전이 열린 경기장에서 홍콩 관중들은 중국 국가에 집단 야유를 보내고 검은 국기를 흔드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시위를 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콩과 이란의 월드컵 2차 예선이 펼쳐진 홍콩 스타디움.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는 홍콩이다"를 외치는 응원단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중국 국가가 연주되자 응원 함성은 야유로 바뀝니다.
관중들은 일제히 등을 돌렸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대신 손가락 욕을, 국가 대신 시위 때 부르던 노래를 불렀습니다.
경기 시작 뒤에도 관중들이 한마음으로 바란 것은 축구 경기의 승리만이 아니었습니다.
[레오 / 홍콩 관중 : 우리 모두 단합됐다는 것을 느낍니다. 홍콩인들은 외칠 겁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겁니다.]
예선전이긴 했지만,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월드컵 경기는 홍콩인의 목소리를 알리는 기회였습니다.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중국에 대한 항의로 검은색 홍콩 국기도 등장했습니다.
경기는 2대0으로 졌지만, 관중들은 또다른 희망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케네스 / 홍콩 관중 : (선수들처럼) 우리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경기는 홍콩의 저항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겁니다.]
경찰은 경기 전부터 철저한 소지품 수색 등 삼엄한 경비를 폈지만, 다행히 관중과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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