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으로 가장 한숨을 많이 쉬는 분들은 아마도 과수원을 하시는 농민들 아닌가 싶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을 준비 중이던 과일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점곤 기자입니다.
[기자]
사과로 유명한 충남 예산의 한 과수원.
나무에 달려 있어야 할 사과들이 땅바닥에 있습니다.
나뒹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사과가 떨어졌습니다.
1년 농사를 망친 농민의 한숨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박용식 / 충남 예산(사과 재배 농가) :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고…. 2∼3일 내로 다 줍지 않으면 낙과는 다 썩어 썩어버립니다.]
그런데 낙과를 하루빨리 줍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보상을 위한 보험사의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손을 댈 수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낙과 피해를 본 과수 농가 규모는 집계를 하면 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석 성수기를 목표로 배 수확을 기다리던 이 과수 농가에게도 바람 태풍의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윤남식 / 전주시 원동(배 재배 농가) : 상당히 괴롭죠. 내일모레 수확은 해야 하는데 이렇게 많이 떨어져 가지고 보상은 해줄 것인가….]
낙과 피해뿐 아니라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는 피해도 상당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모를 일찍 심어 수확이 더 빠른 중부지방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4천2백여 헥타르의 논과 밭작물이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국 최대의 쌀 곡창 지대죠, 김제 평야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이번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태풍으로 인한 벼 쓰러짐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이유는 이번 태풍이 바람은 강했지만 폭우를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병철 /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 다행히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고 바람만 세게 불어서 그나마 피해가 적은 것 같습니다.]
쓰러진 벼는 일단 배수 관리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상황에 따라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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