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집회로 고통”…청와대 앞 주민들 ‘침묵 시위’

2019-08-28 5



각종 집회로 몸살을 앓는 동네, 청와대 앞입니다.

소음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자제를 요청하는 집회를 열었는데, 일반적인 집회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우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청와대가 책임져라, 청와대가 책임져라!"

청와대를 향해 외치는 각종 구호들과 노랫소리.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집회로 정작 고통받는 사람들은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었습니다.

[조기태 / 청운효자동 주민]
"소음 때문에 이 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열고 살 수 없어서 적어도 방음벽이라도 설치해줬으면…"

시위대가 도로를 점령하는 날엔 버스 운행도 중단돼 주민들은 고립된 섬 생활 신세가 됩니다.

[정철순 / 청운효자동 통장연합회장]
"연로하신 분도 많은데 시위 때문에 병원에 가고 이럴 때 제때 못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 지역에 있는 농학교와 맹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모 씨 / 맹학교 학부모]
"아이가 (집회)소음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어서 차도로 뛰어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안전 때문에 두 손을 잡고 가는 방법밖에 없어요"

참다못한 청와대 앞 주민들도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집회현장에서 항상 등장했던 마이크나 확성기는 없습니다.

피켓을 손에 든 주민들이 줄지어 행진을 하고 있는데요, 구호는 외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주민들에게 소음 발생으로 불편을 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대책위는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호소문 등을 청와대 측에도 전달했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 기자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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