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5백여 명의 피해자, 이 가운데 천4백여 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
8년 만에 제조·판매 기업 관계자들과 전·현직 관료들을 상대로 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업체 측은 뒤늦게 사과했지만, 주요 의혹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 8년 만에 열린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 규명 청문회.
후유증으로 폐 질환을 앓아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피해자의 가족은 울분을 토했습니다.
[김태종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남편 : (병원생활이) 만 11년이 끝나고 12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이 사람 인공호흡기 없이는 단 1분도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청문회 첫째 날 대상은 사망자 12명과 부상자 87명을 낸 '가습기 메이트'.
핵심은 제품 개발 당시 유해성 검증을 왜 제대로 안 했는가였습니다.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유구무언.
중계 수신본 #2, 14'03"~ 14'11 / 15'20~
[최상락 / 유공(현 SK케미칼) 연구위원 : (일종의 사기죠. 흡입 독성 실험 착수도 전에 안전하다고 해서… 많은 돈을 들여서 한 좋은 제품이라고 선전하려 거짓말한 둘 중 하나겠죠?) ….]
판매를 맡은 애경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안용찬 / 전 애경 대표 : 저는 전혀 기억이 없는 내용이고요. 위원장님께 말씀 드리지만, 제가 지금 재판 중이라 재판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애경과 SK케미칼이 검찰 조사에 맞서 증거 인멸을 논의하고 국회의 특별법 제정을 막으려 관련 대책을 논의한 내부 회의록도 공개됐습니다.
증인으로 채택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참석한 임원들은 뒤늦은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최창원 / 전 SK케미칼 대표이사 : 다시 한 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서 고통받고 계시는 피해자분들과 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이나 피해 보상 지원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유해성 심사를 20년 넘게 안 하고, 고발을 지체해 공소시효를 넘기게 한 환경부와 공정위 관계자들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습니다.
[홍성칠 / 청문회 신문위원 : 제품은 이미 2016년 8월 31일 중단이 됐습니다. 처분시한이 8월 말로 만료되는데 차후에 유독성, 인과관계가 입증된 다음에 위법성을 판단한다는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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