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애국심 마케팅이 번지고 있지만, 태극기 생산 업체는 울상입니다.
저가 중국산에 밀려서 국산은 재고가 쌓였습니다.
이현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작업장 한쪽에 태극기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도 팔리지 않은 태극기들입니다.
[김홍자 / 태극기 제조업체 직원]
"국기 공장에 다닌 지 30년이 됐는데 올해처럼 장사가 안되는 건 처음이에요. 보시다시피 재고가 엄청난 재고예요."
이 업체의 판매량은 예년의 1/3 수준.
태극기 판매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한일 갈등 속 간간이 수요는 있지만
[김병우 / 서울 성북구]
"(한일 갈등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집에도 없으니까 사야 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던 지난 2015년 광복절 70주년에 비하면 판매량이 10분의 1 수준입니다.
정부 차원의 국기 게양 홍보가 줄었고, 특정 이념의 정치적 이미지가 덧씌워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이래원 / 태극기 판매업체 운영]
"순수하게 태극기를 게양하려고 하는 사람도 오해받는다고 그래서 더 게양률이 저조하고 구입을 더 안한다 이거죠."
시장에서는 국산의 절반 가격인 중국산 태극기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산 가운데 규격에 맞지 않는 태극기가 많다는 점.
실제로 취재진이 중국산 태극기를 국산과 비교해 보니 태극 문양이 지나치게 크거나 괘 사이가 좁고, 천의 색깔이 바래거나, 태극 문양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래, 위를 거꾸로 단 제품까지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태극기를 손상하면 처벌받지만 규격에 안 맞는 태극기를 만들거나 팔아도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hy2@donga.com
영상취재: 김현승(부산)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