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초,
치킨을 배달시킬 때 생맥주도 함께 배달할 수 있도록 했지요.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좋은 뜻이었는데, 청소년들이 손쉽게 술을 마시는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치킨과 생맥주를 주문해 봤습니다.
1시간 뒤, 공원 입구에 음식과 술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배달 기사가 전화로 "공원 앞에 놓고 가겠다"면서, 미성년자인지 확인하지 않고 떠난 겁니다.
[배달 기사]
(왜 주민등록증 검사 안 하시나요?)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요. 내가 시간이 없으니까. 됐어, 끊어요."
지난해 기준 술을 사 본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이렇게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술을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모 군 / 고등학생]
"'저 (신분증) 없어요', '저 지금 안 갖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말해도 '그러냐' 하고 대부분 주는 편인데."
[김모 군 / 고등학생]
"명의를 저희 누나나 형이나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죠. 최초로만 (성인 인증)하면 돼요."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처벌 대상입니다.
하지만 배달 업체를 거치면서 '단속 사각지대'가 생기는 겁니다.
여성가족부는 "술을 배달할 때 연령을 확인하라"는 공문을 배달업체에 보낸 것 이외에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
"이걸 어떻게 단속할 건데요? 대안을 제시해 주셔야죠. 배달하시는 분들의 의식도 중요한 거예요."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청소년 음주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strip@donga.com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변은민
취재지원 : 박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