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회 상임위원회에 법안을 심사하는 소위원회를 한 달에 두 차례 열도록 하는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됐습니다.
동물 국회에 이어 식물 국회 오명을 쓴 국회가 스스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건데 강제성이 없어서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회의가 한창인 국회 과방위 소위 회의실에 갑자기 문희상 국회의장이 들어섭니다.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지난 17일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되자 상시 국회 문화를 만들자며 국회의장이 직접 의원들을 격려하고 나선 겁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 격려차, 과방위가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습니다.]
'일하는 국회법'의 골자는 매월 두 차례 이상 각 상임위원회 법안 소위를 여는 겁니다.
하지만 강제성도 불이익도 없습니다.
훈시 규정 성격이 강하다 보니 법 시행 열흘이 지나도록 여태 법안 소위를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곳이 운영위원회를 포함해 모두 11곳에 달합니다.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월) : 우리가 무슨 초등학생이냐 이런 반론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가 이렇게 정례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 국회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얽히고설킨 현안을 놓고 협상하는 지도부에 따라 회의 일정까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 18일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는 본회의 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정된 회의 일정을 취소했고,
[신창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8일) : 본회의를 핑계로 법안소위 일하는 것 자체를 우리가 거부할 이유가, 납득을 못하겠어요.]
외통위에서도 같은 이유로 다 만들어 놓은 일본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이 한 차례 무산됐습니다.
[김재경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지난 17일) : 의사일정이 합의되면 30분 전이든 한 시간 전이든 한다고 하면 저희는 아무 이의 없어요.]
'일하는 국회법'이 벌써 성과를 내기 어려울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회의원이 세비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입법활동을 하도록 법을 고치고 국회 수장까지 나서야 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의 현주소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1_201907280735406683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