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수 우익을 결집하며 막바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에게 뜻밖의 복병이 생겼습니다.
거리 유세에서 '아베 반대' 구호를 외친 유권자를 경찰이 급히 끌고 가는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홋카이도 삿포로시로 달려가 지원유세에 나선 아베 총리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유세장까지 많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자민당 후보를 앞에 세우고 본격적으로 연설을 시작하려는 순간
[유세장 청중 : 아베 그만둬라! 돌아가라!]
구호를 외친지 10초 정도 만에 경찰 대여섯 명이 젊은 남성을 갑자기 둘러싸더니 뒤쪽으로 끌고 갑니다.
끌려가면서도 '아베 그만두라'는 구호는 멈추지 않습니다.
조금 뒤에는 아베 정권의 증세에 반대한다고 외치던 여성 1명도 비슷한 처지가 됐습니다.
주변에 있던 청중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이 동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한 계정에서만 무려 250만 번 이상 재생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연설 방해' 위반 우려가 있어 단지 말을 걸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연설 방해는 연설을 못 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어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경찰이 집권 자민당의 사병이냐?" "어느 독재국가에서 일어난 일인가?"
관방 부장관은 제대로 된 대응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경찰에 물어보라고 답했습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 일본 관방 부장관 : (제대로 된 경찰 대응이라고 생각하나요?) 상세한 것은 경찰에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베 총리는 2년 전 거리연설 때 청중의 야유에 "저런 사람들에게 져서는 안 된다"며 성난 표정으로 맞대응했다가 '국민에 오만한 자세'라는 호된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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