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모텔에서 새벽 시간에 불이 나 수십 명이 연기를 마셨고 백여 명은 대피했습니다.
이번에도 불에 잘 타는 마감재와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가 화를 키웠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모텔 지상 주차장에서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다급하게 소화기를 뿌려 보지만 소용없습니다.
불은 삽시간에 꼭대기인 10층까지 번졌습니다.
[화재 목격자 : 엄청 활활 탔어요. 훤했으니까. 펑펑 터지는 소리 그게 더 불안했어요. 차가 폭발할까 봐 많이 놀랐죠.]
투숙객 30여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백여 명은 급하게 몸을 피하느라 모텔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1층이 기둥만으로 된 '필로티' 구조였습니다.
'필로티 구조'는 벽이 있는 건물과 달리 사방에서 공기가 통해 불이 순식간에 번지는 위험이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 : 필로티 구조에서 1층에서 특히 차량 쪽에서 불이 나 버리면 출입구도 한가운데 있어서 대피도 힘든 상황이고요.]
건물 외벽에 가연성 소재인 스티로폼을 붙이는 이른바 '드라이비트' 공법도 문제였습니다.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도 내뿜기 때문입니다.
[이창우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염이 닿게 되면 스티로폼이 녹아서 내부에서 타고 올라가는 거죠. 연소 확대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지난 2017년 69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화재와 지난해 밀양 요양병원 참사 역시 이런 구조적 문제가 화를 키웠습니다.
화재 감지기는 울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도 아니라 초기 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모텔 화재 피해자 : 경보로 못 느꼈고, 오로지 냄새로만 타는 냄새 난다고 해서 비상 상황 인식하고 나갔던 것 같아요.]
경찰은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누군가 버린 담뱃불 때문에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합동 감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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