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위험하다” 민원 넣었는데…‘철거 조건’ 제대로 지켰나

2019-07-05 6



끔찍한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가리기 위한 조사도 시작됐습니다.

철거업체가 안전 조건을 제대로 지켰는지가 관건인데, 구청은 우선 건축주와 시공업체 등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안보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과 소방서 조사관들이 건물 잔해를 살펴봅니다.

붕괴 원인을 밝히려는 합동감식이 시작된 겁니다.

이웃 주민들은 철거 과정이 위태로워 보였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
"(안전) 펜스도 안 쳐져 있어서. 위험해 보였어요, 좀 많이."

붕괴 사고 이틀 전, 구청에 위험을 알린 주민도 있습니다.

[인근 건물 관계자]
"벽돌 같은 게 떨어졌어요. '쿵쿵쿵쿵' 소리도 났는데. 직접 구청에다 건의를 해서."

철거 작업은 5층부터 시작해 외벽과 바닥을 부수며 한 층씩 내려오는 순서로 진행됐는데, 지하 1층 천장 철거 직후 앞쪽 외벽이 도로쪽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잔해가 도로로 쏟아진 건 부실한 안전설비 탓이라고 지적합니다.

[안형준 /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도로로) 넘어갔을 경우에 저지할 수 있는 안전 프레임이 있어야죠. 더 큰 구조물로서 이걸 막아줬어야 하는데."

게다가 구청 측이 철거계획을 안전상의 이유로 한 차례 반려했고, 지하 보강공사와 지지대 설치, 철거잔해 당일 반출 등 수십 가지 조건을 달아 철거를 허가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철거 업체가 이들 조건을 제대로 지켰는 지도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철거업체 관계자를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한 경찰은, 조만간 건물주도 조사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abg@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