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 학생들에게 불법 약물을 투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체격이 좋아진다면서 1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랍을 뒤지자 약이 든 봉지가 나옵니다.
또다른 약통 겉면에는 투약한 학생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현장음]
"이름 왜 적었는데요?"
"제가 적은 게 아닙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씨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식약처는 10가지가 넘는 불법 약품들을 압수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2007년 삼성 라이온즈로 입단해 한화와 롯데를 거쳐 2017년부터 야구교실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 씨는 전문 자격이 없는데도 주사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주사를 놨고 약값으로 1억6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몸에 약물이 남는 기간을 계산해 도핑 검사를 피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야구교실 문은 현재 굳게 닫혀있는데요 이 안에서 고등학생 선수들에게 불법 약물 투약이 이뤄졌습니다.
학생 7명을 상대로 도핑검사를 했는데, 먼저 2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고, 나머지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입니다.
[조지훈 /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사관]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체격이 좋아야 한다는 식으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권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압수한 약품은 스테로이드와 호르몬 제제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입니다.
잘못 사용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와 성기능 장애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올 수 있습니다.
[투약 학생 선수 아버지]
"(불법이라는 건) 당연히 모르죠. 저희가 안한다고 했는데 전혀 이상없는 거고 미국의 교수님 통해서 들어오는 거라고."
식약처는 이 씨의 야구교실을 거쳐간 현역 프로야구 선수 2명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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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윤재영
영상편집: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