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온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악화한 한일 관계가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G20 정상회의를 공동성명으로 마무리한 아베 일본 총리.
'보호무역에 반대한다'는 표현에 강력히 반대한 미국을 배려해 자유와 공정과 무차별이라는 단어로 오사카 G20을 규정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6/29) : 자유! 공정! 무차별! 이런 자유무역 기본 원칙을 이번 G20에서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언급한 지 만 하루도 안 돼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하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고 또 하루 만에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했습니다.
제재의 핵심은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 반도체 재료 등을 수출할 때 규제를 이전보다 엄격하게 한 것.
일본 기업이 만드는 반도체 공정 등의 3개 핵심 재료를 한국에 수출할 때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을 바꾼 것입니다.
당장 4일부터 시행되는데 이런 재료들을 수입하는 한국 업체들은 원활한 재료 조달이 어렵게 돼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반도체와 휴대폰, 가전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과 LG 등 한국 대표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거라고 일본 언론은 예상합니다.
제재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이른바 믿을 만한 국가를 '백색 국가'로 지정해 이들 나라에 고성능 전자, 통신 물품을 수출할 때 행정 편의를 봐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백색 국가로 지정돼 있지만 여기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한 일간 신뢰관계에 문제가 생긴 만큼 기존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어 내린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 일본 관방 부장관 : 적절한 수출관리 제도의 운용을 목적으로 (조치를) 내린 것으로 대항 조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를 여러 차례 경고해 왔고 우리나라만을 겨냥해 제재를 가한 점으로 미뤄 이번 경제제재는 보복 조치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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