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서 가장 불안한 분들은 얼마 전 대형 산불을 겪은 강원지역 주민일 겁니다.
산림이 불에 타 산사태 위험이 커진 데다 응급복구조차 끝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큰 산불이 났던 강릉시 옥계면,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흉물스럽게 서 있습니다.
불탄 나무를 베어낸 산등성이.
척박한 땅에서는 손만 대도 재와 섞인 흙먼지가 일어납니다.
헐벗은 산비탈 아래 조립식 임시 주택은 위태로워 보입니다.
[정만교 / 산불 이재민 : 나무가 없다 보니까 무너질 수 있는 여지가 있죠. 그래서 신경이 쓰이긴 쓰이는데, 만약에 비가 많이 온다면 피난 가는 수밖에 없죠.]
주택 뒤 야산 곳곳이 빗물에 쓸려나가면서 뿌리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축대는 눈에 띄게 틀어졌습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아슬아슬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불이 났던 지역은 일반 산림보다 산사태 위험성이 높습니다.
땅속 유기물이 사라져 빗물 흡수력이 떨어지고 흙을 잡아주는 뿌리의 힘도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산불이 났던 야산입니다.
이렇게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돌과 흙이 쉽게 무너져 내립니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장마 시작 소식에 복구 손길이 부쩍 바빠졌습니다.
불탄 나무를 베어낸 뒤 돌을 쌓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를 막기 위해 이제야 응급복구를 하는 겁니다.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 가운데 45곳에서 2차 피해가 우려됩니다,
하지만 복구율은 겨우 절반을 넘었습니다.
[김지원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 다치거나 집이 어떻게 돼야 그때 복구를 해줄 거냐는 식으로 말씀드렸지만 그러기 전에 빨리해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신속한 대피가 최선입니다.
특히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경사면에서 갑자기 물이 솟구치면 산사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이창우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일기예보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고요.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 사전에 대피소를 확인했다가 대피소로 빠르게 대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습니다.]
산불의 악몽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
장마철을 맞아 산사태 걱정까지 겹치면서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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