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벙커회의 후에도…軍, ‘北 목선’ 축소·은폐 논란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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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선이 유유히 삼척항에 들어온 것은 9일 전 토요일 아침입니다.
이날 오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토요일임에도 긴급 지하벙커회의를 주재했던 것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큰 일 없었다는 듯 브리핑했지만, 실제론 내부에서 중대한 일이 생겼던 것으로 본 것 아닌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목선이 엔진을 켜고 삼척항에 들어와 정박한 지난 15일 오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국방부 내 합참건물 지하 지휘통제실에 모였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주말임에도 보안 사항을 논의하는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소집한 겁니다.
회의에서는 전비태세검열실의 현장조사 계획과 언론 대응 방침 등이 논의됐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군의 브리핑에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목선 발견 장소가 삼척항 부두에서 인근으로 바뀌는 등 내용이 축소된 겁니다.
[김준락 / 합참 공보실장 (지난 17일)]
"북한 소형 선박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안의 심각성을 알고 지하벙커 회의까지 했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사실과 다른 브리핑이 나간 뒤에도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대신 책임자 처벌만 강조할 뿐이었습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윤재영
영상편집: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