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왕자 등 고위급 인사가 개입된 의혹이 짙다는 최근 유엔의 독립 보고서가 나오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그냥 덮어두고 갈 경우 정권을 비판하는 각국의 언론인들이 인권에 반하는 초법적 처형이라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자국 영사관을 찾았다가 돌연 실종됐습니다.
사우디에서 파견된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후 훼손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하던 사우디 정부는 점차 수세에 몰렸습니다.
결국 사우디 정부는 관련 요원 11명을 체포해 재판에 회부했고, 이 과정에서 드러난 석연치 않은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고위 인사들의 개입 의혹을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유엔의 보고서가 최근 나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그네스 칼라마드 / 유엔특별조사보고관 : 사우디 고위 인사의 관여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고, 특히 여러 이유에서 볼 때 왕세자를 조사할 필요가 있어요.]
보고관은 이어 "카슈끄지는 의도적이며 계획적으로 처형됐으며, 그의 죽음은 초법적 처형이고 사우디는 국제 인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국제언론인보호위원회도 유엔 보고서의 지적에 전적인 공감을 표하고 국제사회가 나서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코트니 라드시 / 국제언론인보호위원회 : 미국과 유엔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신뢰할만한 범죄조사를 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과 같이 언론인에 대한 초법적인 처형이 나쁜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려했습니다.
[코트니 라드시 / 국제언론인보호위원회 : 카슈끄지 살인범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 세계 어디서나 언론인을 죽여도 처벌받지 않을 거란 신호를 보낼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가 이미 나온 언론 보도를 재탕하며 새로울 게 없다고 반박하는 사우디 외교부 관리의 말이 군색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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