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사고마다 소실되고 유일하게 남은 게 전주사고였습니다.
당시 유생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내장사로 실록을 숨긴 덕에 역사를 보존할 수 있었던 건데요.
이를 기념하며 '문화재 지킴이 날' 행사가 처음으로 정읍 내장사에서 열렸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임진왜란 당시를 재연한 연극입니다.
백성들이 저마다 나무궤짝을 등에 지고 고난의 행군을 합니다.
전주사고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왜군에 뺏길까 봐 전북 내장사 깊은 골짜기로 옮기는 겁니다.
덕분에 전주사고 조선왕조실록만 유일하게 보존 돼 조선 전기 2백 년 역사가 후세에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담고 있는 전북 정읍에서 '문화재 지킴이 날'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조상열 / 한국문화재지킴이 단체연합회장 : 역사와 문화재를 지키는 데 관과 민간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이라는 엄청난 와중에 민간인이 솔선해서 우리 역사를 지키려고 나섰다는 데 큰 의미와 가치가 있거든요.]
참가자들은 조선왕조실록을 숨겼던 험준한 곳까지 오르며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깁니다.
[김춘정 / 문화재 지킴이 : 선조들의 기가 막힌 이런 뜻들이 정말 자부심을 가져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문화재 지킴이는 전국에 단체 120곳 8만 명이 활동 중입니다.
무려 3천6백 개에 달하는 소중한 문화재가 이들 손에서 보살핌을 받습니다.
수백 년 전 왕조실록을 지켜낸 정읍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대고 있습니다.
[유진섭 / 전북 정읍시장 : 그동안 역사 속에서 보여줬던 역사적 책임감과 역사의식, 정읍인 안에 흐르는 정읍정신이라는 게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오늘에 결실은 보인 겁니다.]
정읍시와 단체는 문화재 엑스포를 개최하고 문화재 지킴이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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