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난민 심사를 못 받아 반년째 인천공항에 체류 중인 앙골라인 가족이 있습니다.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인권 단체가 이들이 난민 심사라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차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라운지.
짐 더미 옆에 이어붙여 놓은 소파가 있고 외국인 부부와 자녀 4명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 씨 가족입니다.
지난해 12월 말 우리나라에 건너온 루렌도 씨 가족은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콩고 출신이었던 루렌도 씨는 앙골라의 이주민 박해 정책 때문에 구금과 고문까지 당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루렌도 은쿠카 / 앙골라인 : 앙골라 경찰이 재판 과정도 없이 저를 체포해서 감옥에 가뒀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끔찍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출입국 측에선 난민 심사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난민 신청에 '명백한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들이 입국심사를 통과 못 하자 뒤늦게 난민심사를 신청했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이에 불복한 루렌도 씨가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법원마저 공항 편을 들어줬습니다.
그러자 인권단체들은 루렌도 가족이 난민 심사받을 기회만이라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지윤 / 수원 이주민센터 활동가 : 인천지방법원은 난민인정심사 불 회부 결정이 문제없다고 판결했다. 난민 심사만이라도 받게 해달라는 간청을 비정하게 외면한 것이다.]
소송이 길어지면서 어린 자녀가 넷이나 있는 루렌도 씨 가족의 공항 노숙도 6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루렌도 씨 가족의 운명이 걸린 다음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전망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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