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판문점에 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습을 촬영해 언론에 제공하면서 김 부부장의 육성을 모두 묵음 처리했습니다.
과도한 눈치보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유승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희호 여사 별세를 애도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조화와 조전을 들고 판문점을 찾은 김여정 제1부부장.
박지원 의원을 만나 "반갑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말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김여정이 김 위원장의 말을 전할 때도 무성영화처럼 입만 뻥긋할 뿐입니다.
통일부가 찍어 언론에 배포한 영상인데 소리가 다 삭제돼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박지원 의원 등을 통해 전해 들어야 했습니다.
[박지원 / 민주평화당 의원]
"굉장히 유능하고 조리 있게 말씀을 아주 잘하더라고요. 논리도 정연하고. 정부에서 어떤 생각으로 무음 처리를 했는가는 전 잘 모르고."
통일부가 제공한 영상은 1분 40초 분량인데 이마저도 장·차관 검토를 거친 뒤 2시간이 지나서야 배포됐습니다.
지난해 극비리에 이뤄진 판문점 2차 남북정상회담 영상에는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김정은 / 국무위원장(지난해 5월)]
"북쪽을 찾아오셨는데 처음이 아니잖나. 4·27 때도 명장면 중에 하나가 10초 동안 깜짝 넘어오는."
통일부 당국자는 "내부 의사 결정의 문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정부가 북측의 눈치를 보느라 자체 편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