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는 형체만 유지했을 뿐 곳곳이 부서지고 찌그러졌습니다.
침몰 전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뉴브 강을 유람하던 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싯누런 강물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허블레아니 호,
크레인에 설치된 후크를 따라 조타실 천장부터 천천히 솟아오릅니다.
관광객들이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즐겼던 갑판의 울타리는 힘없이 꺾여 넘어갔고, 햇빛과 비를 막아주던 천막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찢어졌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갑판 울타리에 자라난 이끼는 그동안 어둡고 차가운 물속에서 보낸 시간을 말해줍니다.
선수에 위치한 객실에는 누군가 애타게 찾았을 주황색 구명조끼만 덩그러니 놓였습니다.
창문은 모두 깨졌고, 실종자 유실을 막기위해 설치한 막대만 남았습니다.
심하게 찌그러진 선체 우측 바닥은 당시 충돌과 침몰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때로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다뉴브 강을 유유자적 떠다녔을 유람선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고, 곳곳이 깨지고 긁힌 흔적만 남아 유람선의 모습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대신 선체 우측에 인어라는 뜻의 헝가리어, '허블레아니' 글자는 선명하게 남아 참사의 당사자임을 나타냈습니다.
2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참사 당사자이기도 한 허블레아니 호,
마침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예전과는 다른 처참한 모습이, 인양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YTN 홍성욱[hsw0504@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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