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여성운동가’이자 ‘김대중의 동반자’

2019-06-11 3



이희호 여사는 자서전의 부제목처럼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고, 사회운동에도 큰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였던 이희호 여사의 97년 발자취를 김철중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1922년 서울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희호 여사.

이화여전에 다니던 시절 학업을 그만두고 결혼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서울대 사범대까지 진학하며 여성운동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한화갑 /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여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그러면 이희호 여사가 '야 왜 고개를 숙이느냐, 나처럼 걸어가라' 그 앞을 당당하게 지나가고 그랬대요."

미국 유학을 마친 뒤 YWCA 초대 총무를 맡아 '혼인신고를 합시다'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희호 / 여사]
"결혼해서 살면서 혼인신고 안 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어요. 몰라서 그랬고, 잘못하다가는 본처가 첩이 될 수가 있어요."

1962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결혼은 이 여사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김대중 / 전 대통령]
"(결혼 당시) 홀아비고 가난하고 자식들도 있고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근데 아내는 조건이 나보다 훨씬 더 좋죠."

구속과 납치, 고문 그리고 사형선고까지 20년 넘게 이어진 고난의 세월을 김 전 대통령과 함께 견뎌냈습니다

1998년 김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76세에 역대 최고령 퍼스트레이디가 된 이 여사.

여성부를 신설하고 한국여성재단을 세우는 등 여권 신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희호 / 여사]
"남편은 한 평생 행동하는 양심, 화해와 용서를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 1호 여성운동가'에서 퍼스트레이디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헤쳐온 이 여사.

이제 시련과 영광의 반세기를 함께한 김 전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철중입니다.

tnf@donga.com
영상편집: 강 민
그래픽: 성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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