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 남편 살인 사건을 집중 취재해온 정책사회부 정현우 기자가 제 옆에 나와있습니다.
[질문1] 고유정이 어떻게 본인보다 체격이 큰 남편을 살해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해답이 나왔네요?
네,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범행 현장에 있던 이불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고유정은 수면제를 처방받은 점은 인정했지만 약의 행방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어젯밤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는데요. 이후 곧바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충북 청주의 병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질문2] 어제 저희가 범행 전 고유정이 마트에서 여러가지 범행도구를 사는 모습들을 보여드렸엇어요. 오늘 후속 영상이 공개됐다고요?
고유정이 샀던 그 물건들을 다시 환불하는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왼쪽 영상이 범행 전, 오른쪽 영상이 범행 후 고유정의 모습입니다.
고유정은 지난달 22일 파란색 뚜껑의 락스를 비롯해 각종 세제, 테이프 등을 마트에서 구입했는데요.
엿새 뒤 마트를 다시 찾아가 쓰지 않은 물건 2만6천 원어치를 환불받은 겁니다.
[질문3] 저 물건을 왜 다시 환불한 겁니까?
경찰이 물건을 왜 샀냐고 묻자, 자신의 청주 집에 냄새가 나서 청소하는 데 쓰려고 사 놓은 것이다, 고유정은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 당시 시신 옆에 둔 물건들이어서 찝찝해서 환불했다고 답했습니다.
[질문4] 범행을 하고 온 후 또 다른 차이가 있나요?
마트 영상을 다시 한 번 보면 22일엔 없던 붕대가 28일엔 갑자기 생깁니다.
고유정은 범행 당시 흉기를 휘두르다 오른손에 상처를 입었다고 진술했는데요.
이 때문에 고유정은 범행 당일은 물론 체포된 뒤에도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질문5] 고유정이 너무 태연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리 전 남편이더라도 함께 살던 사람, 자신의 아이의 아버지를 살해했는데 저런 심리 상태는 어떤걸까요?
고유정이 환불을 위해 마트 직원에게 다가가는데, 자세히 보면 얼굴에 웃음기도 보이고요.
환불할 세제를 가방에서 꺼내면서 뭔가 묻었던지 태연하게 휴지로 닦아내기도 합니다.
살인 피의자의 초조함이나 다급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오윤성 /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범행 후) 놀랄 만한 심적인 평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특징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물론 아직까진 사이코패스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경찰도 범죄심리분석관을 5명씩이나 투입해 고유정의 심리 상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질문6] 경찰이 고유정의 행적이 담긴 다른 영상도 공개했다고요?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환불받은 고유정은 배를 타고 완도로 갑니다.
오늘 추가로 공개된 영상엔 완도항에 내린 고유정이 항만 위에서 한참 머무르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주위로는 다른 차량들이 다 빠져나가는데, 비상등을 켜고 약 3분 동안 그대로 서 있습니다.
경찰은 정차한 이유와, 정차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추궁했지만 고유정은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질문7] 그래도 가장 궁금한 건 범행 동기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있습니까.
지금까진 아들 문제가 가장 유력한 범행 동기입니다.
고유정은 전 남편과 2년 전 이혼하면서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왔죠.
하지만 전 남편에게 아들을 보여주지 않다가 올해 가사 재판까지 가게 됩니다.
고유정은 재판 과정에서 판사에게 고성까지 질렀다고 피해자 유족들은 말합니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놓고 전 남편과 아들이 만나 교류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유정이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아서, 여전히 범행 동기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아들때문이었다고 해도 이런 일에 모정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책사회부 정현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