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10명 중 6명이 “운전”…도로 안전 뻥 뚫렸다

2019-06-07 4



며칠 전 조현병 환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세살배기 아이와 예비신부가 목숨을 잃었던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관리받지 못한 조현병에 우리의 도로교통 안전이 뻥 뚫린 셈이죠.

그런데 조현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지금도 운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내용은 이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살배기 아이와 예비신부를 포함해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전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

운전자는 조현병 환자인 40살 박모 씨였습니다.

두 달 전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인해 사고를 낼 위험이 있는 사람은 운전면허를 취득하거나 갱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면허시험을 보거나 적성검사를 받을 때, 직접 병력을 적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은 6개월 이상 입원한 환자에 대해서만 도로교통공단에 통보하게 돼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정신과적 관련 사항을 스스로 체크하도록 돼 있어요. 약물 복용 사실을 (자진신고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죠."

국내 대학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는 조현병 환자를 파악해보니, 10명 중 6명 가까이 운전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김성완 / 전남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운전합니다. 위험성이 있는 환자는 사법체계에서 치료를 명령하거나 입원시키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조현병 환자의 운전면허 관리에 더욱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김용균
영상편집: 조성빈
그래픽: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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