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최상류에 있는 '산속의 호수'라 불리는 곳, 파로호입니다.
그런데, 60년 넘게 사용된 파로호란 이름을 놓고 고치자, 말자,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지 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천댐이 만든 넓고 푸른 호수 파로호입니다.
'파로'라는 호수 이름은 6·25 전쟁에서 유래했습니다.
화천댐 내부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입니다.
6.25 전쟁 당시 중공군 3만 명을 이곳에 수장시켰다고 해서 '파로(깰 파, 오랑캐 로)'라는 이름이 붙었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워낙 압도적 승전이다 보니 중공군 시신을 묻을 여력이 없어 호수에 밀어 넣었습니다.
전쟁 전 파로호의 이름은 '대붕호'였습니다.
큰 새 모습을 닮은 호수가 풍년을 가져다주길 염원했습니다.
지역에서는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평화로 나아가자며 매년 '대붕호 평화 문화제'를 열기도 합니다.
[최진수 / 대붕호 평화문화제 집행위원장 : 주민들은 예전부터 대붕호라고 불러왔었고, 전쟁의 상흔을 씻어보자, 원한을 풀어보자 하는 그런 관점에서….]
그래서, 이참에 이름을 아예 대붕호로 바꾸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이 '파로'란 이름에 거부감이 큽니다.
정부가 명칭 변경을 요청했고 자치단체가 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화영 / 화천문화원장 : 국군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려다 다들 돌아가신 자리 아닙니까? 그게 더 안타까운 거죠. 그래서 지켜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이름을 바꾸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에요.]
대표적인 승전 역사이자 수많은 주검이 수장된 호수, 파로호.
60년 넘게 불려 온 이름을 놓고 최근 논란이 더욱 불거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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