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힌 뒤 파스 값을 달라며 푼돈을 받아 챙긴 50대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같은 범죄로만 일곱 번 처벌 받았었는데, 경찰 신고를 피하려 낮은 합의금만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골목길에서 승용차 쪽으로 다가갑니다.
사이드미러에 슬쩍 팔을 부딪치더니 깜짝 놀란 듯 걸음을 멈춥니다.
치료비를 노린 자해공갈의 당사자는 58살 오 모 씨.
오 씨는 차량 한 대만 겨우 지날 수 있는 골목길에서 손목을 일부러 사이드미러에 갖다 대는 수법으로 합의금을 뜯어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작년 1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 골목길에서 모두 39차례에 걸쳐 46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운전자들에게는 손목에 붙일 파스 값만 주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적은 액수를 요구해 경찰 신고를 피하려고 했던 겁니다.
[강명훈 / 서울 논현동 : (그분이) 무슨 경찰을 부르냐 그냥 5만 원만 주면 되지, 그래서 저는 그렇게 못 해 드립니다. 사고 처리하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뒤돌아서 도망을 가셨습니다.]
같은 혐의로 이미 7번이나 처벌을 받은 오 씨는 재판을 받는 중에도 범행을 일삼았습니다.
"악! (저 사람) 혼자 들이댔어. 나 봤어."
피해자 대부분은 오 씨가 만 원에서 5만 원을 치료비로 요구하면 대수롭지 않게 현장에서 돈을 주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강동경 /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수사관 : 아무리 경미한 사고를 당했다 해도 고의 사고가 의심될 경우엔 즉시 경찰에 신고해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 등으로 오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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