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조차 없는 중증 조현병...전조 증상 있었지만 / YTN

2019-05-01 53

친누나를 숨지게 한 피의자는 자신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소 이웃 주민과 다투거나 소음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는데, 조현병 환자 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조현병 환자 서 모 씨의 흉기에 숨진 건 가장 가까운 가족이자 보호자인 친누나였습니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범행을 저지를 정도로, 서 씨 증세는 심각했습니다.

약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아 증세는 지난 2월 입원치료를 받을 때보다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신건강 보건센터 관계자 :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고 우선은 그분이 약물도 거부하시고 병원에 대해 거부감도 매우 심하셨고 본인이 병식(병에 대한 자각)도 없는 상태라 가지고 증상은 매우 심각한 편이었어요.]

오랫동안 앓아온 조현병 때문에 직업을 구하기 힘들었던 서 씨는 기초생활 지원과 수시로 찾아온 누나의 도움으로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서 씨가 이번 사건을 저지르기 전 이른바 '전조 증상'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아파트 주민 : 지구대에서 이 사람(피의자) 때문에 여러 번 여기 올라왔어요. 끌어내서 이야기하고 했는데….]

집에서 소란을 일으킨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박정배 / 부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 (지난 3월) 아랫집 사람이 페트병으로 벽을 두드리는 것 같다. 그래서 출동하니 순순히 문을 열어주고 (피의자가) 페트병으로 그랬다고 해서 엄중 경고하고 돌아온 사실이 있습니다.]

앞서 살인을 저지른 다른 조현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서 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말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이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치료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해국 /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 : (치료의 필요성을) 본인이 인정하지 못하는 시기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요. 책임이 현행법적으로 보호자나 의료진에게 100% 부담돼 있어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잇따르는 조현병 환자의 참극으로, 환자 관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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