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통신대란'을 불러왔던 서울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경찰이 5개월 동안 조사했지만 화재 원인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안보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 서부 지역의 통신을 마비시켰던 KT 아현지사 화재.
전화선과 광케이블이 설치된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면서 전체 길이의 절반이 넘는 79미터가 탔습니다.
경찰은 5개월 동안 합동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우선 어디서 불이 시작됐는지 확인하는데 실패했습니다.
9시간 가까이 통신구 내부가 타면서 발화지점을 찾아내지 못한 겁니다.
경찰은 화재 원인도 규명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방화'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화재 당일 통신구에 들어간 사람이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담배꽁초 등 발화 물질도 발견되지 않은 만큼 부주의로 인한 실화 가능성도 작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광케이블 등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통신망 먹통으로 피해를 본 상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최모 씨 / 횟집 사장]
"원인을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렇게 대형 화재가 났는데 그걸 원인 미상이라고 하면 웃기죠."
KT 측과 상인들 간 법적 공방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엄태섭 / 상인 측 변호인]
"화재원인 자체를 규명할 수 없다는 발표 자체는 소송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KT 관계자 등 25명을 불러 조사했지만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서 결국 단 한 명도 입건하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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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김태균
그래픽 :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