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가 만들어 판매한 가습기살균제의 독성 실험이 조작됐다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최종 결정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문제의 실험을 진행한 교수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풀려났는데, 서울대의 이번 결정이 대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입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검찰은 대대적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대표적인 의혹 가운데 하나는 당시 서울대 수의학과 조 모 교수가 뒷돈을 받고 옥시 측에 유리하게 조작된 실험 보고서를 써줬는지 여부였습니다.
[조○○ / 서울대 수의대 교수 (지난 2016년 영장실질심사 직후) :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주신 게 맞습니까?) …….]
조 교수의 가습기 살균제 독성 보고서를 살펴본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결정문입니다.
2011년 6개월 동안 진행된 독성 실험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봤더니 심각한 결함들이 발견됐습니다.
실험동물의 체중이 급격히 줄었는데도 아닌 것처럼 허위 작성하거나, 실험 중간에 간질성폐렴이 발견됐는데도 최종 보고서에는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빠뜨린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이를 근거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 교수의 가습기 살균제 실험에 대해 "연구 진실성 위반의 정도가 매우 중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조 교수가 연구 자료를 조작하고, 데이터를 축소·왜곡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교수는 1심에선 모두 유죄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2심에선 부당하게 데이터를 누락했다고 볼 수 없다며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서울대의 결정문이 조 교수의 무죄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로 보고 상고심이 진행 중인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가습기 피해 단체도 대법원이 서울대의 결정을 받아들여 조 교수를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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