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필 무렵 산불…상인들은 손님 끊겨 한숨만

2019-04-06 1,898



화마가 덮친 강원 동해안은 유명 관광지가 밀집해 있죠.

예년 같으면 봄나들이를 즐기러 온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이곳에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상인들은 언제까지 이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그 목소리를 이지운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식당 건물 뒤로 시뻘건 화염이 몰아칩니다. 식당을 방문했던 차량들은 줄지어 황급히 빠져나갑니다.

인근 상인들이 어떻게든 불길이 번지는 걸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식당 건물은 잿더미가 됐습니다.

[피해 식당 주인]
"불이 이리로 붙을 것 같아서, 빨리 와서 손님들을 다 대피시키고… 하루 아침에 먹고 살 자리를 잃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죠."

[이지운 기자]
"화재 피해를 면한 식당가는 오늘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평소라면 손님으로 북적였을 주말 점심시간이지만, 인적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카페 거리'로 불리던 해변은 을씨년스럽습니다.

주말이면 차들로 꽉꽉 찼던 주차장도 텅 비었습니다.

[최치훈 / 식당 사장]
"보통 점심시간대엔 7~8팀을 받는데, 오늘은 창피하지만 한 팀도 못 받았어요."

닭강정 등 특색 있는 먹거리로 관광객의 필수코스가 됐던 속초 중앙시장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펜션과 리조트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영주 / 숙박시설 운영]
"주말엔 100% 만실이었는데, 화재로 80%가 취소됐습니다. 계속 문의전화는 오는데, 거의 못 오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산불이 지나간 화마의 현장엔 피해 주민들의 시름에 더해 지역 상권까지 무너질까 걱정 섞인 한숨이 이어졌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