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화마가 할퀸 영동지역은 처참함 그 자체입니다.
불길이 지나간 산은 초록빛을 잃었고, 화려했던 드라마 세트장도 잿더미가 됐습니다.
하늘에서 살펴본 산불현장을 여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마다 1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 축구장 13개 크기의 드라마 세트장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건축물 120동이 밤새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웅장했던 당나라 황궁 부지는 목조 건물이 사라진 채 주춧돌만 남았습니다. 수로 위에 꾸며졌던 고풍스런 후원도 석조 다리만 남은 채 사라졌습니다.
인근에 있는 워터파크도 마찬가지.
화염이 닿지 않은 22m 높이의 물미끄럼틀은 파란 색이 선명하지만, 온 가족이 온천을 즐기던 공간은 모두 불에 탔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산등성이를 따라 시커먼 모자이크가 새겨졌습니다.
불길이 지나간 산중턱 아래 민가에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소방관들은 잔불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속초 도심에 있는 사찰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고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 52곳의 운동장은 텅 비었습니다.
지붕들이 폭삭 내려앉은 마을 가옥에는 주민들 대신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
영상취재: 항공사진가 손지현
영상편집: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