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간지풍, 대형 화재마다 나타나…산불 악몽 반복

2019-04-05 11



대형 산불로 커진 이유는 바로 양간지풍이라는 바람 때문입니다.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건조한 바람인데요. 조선 시대 문헌에도 등장하는 바람입니다.

양간지풍이 어떻게 산불을 키웠는지 이현용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이재민 850명을 낸 2000년 동해안 산불, 천년고찰 낙산사를 태운 2005년 양양 산불.

그리고 어제 강원도 화재까지 대형 산불의 주범은 모두 양간지풍이었습니다.

1751년 실학자 이중환이 쓴 지리서 '택리지'가 '양간지풍 일구지난설'

즉, 양양과 간성의 바람은 상상을 초월해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던 오래된 바람.

조선왕조실록에도 자주 등장하는 강원지역 대형 화재의 배후입니다.

봄철 서풍이 태백산맥 정상을 넘을 때 따뜻한 공기에 눌려 통로가 좁아지면서 속도가 2배 가까이 빨라집니다.

높은 산을 넘으면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푄 현상이 더해진데다

인화성이 강한 송진과 솔방울을 가진 소나무가 영동 지역에 많은 것도 산불 피해를 키우는 원인입니다.

바람, 건조함, 온도에 불쏘시개까지 더해진 셈.

실제 산불 실험에서는 초속 6m의 강풍이 불 경우 바람이 불지 않았을 때보다 20배 이상 산불이 빨리 번졌습니다.

건조함이 더해지면 화력이 배가됩니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영동 지역 대형 산불의 악몽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hy2@donga.com
영상편집 : 오영롱
그래픽 : 박진수 원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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