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법 농단' 의혹 재판에 처음으로 현직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재판 개입 등 문건을 작성하란 지시를 받고 "부담을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철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판 거래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 현직 판사로 처음 증인석에 앉은 건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입니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초부터 2년 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차장의 지시로, '상고법원 추진 관련 보고서' 등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서에는 'BH 관계 상대적 수세' '청와대 간접 압력' 등 검찰이 재판 거래 정황으로 보고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사법부 권한이 남용됐고, 비밀스럽게 문서를 작성해 부담을 느낀 게 사실"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임 전 차장이 문건 내용을 직접 불러주면, 문서 형태로 작성하는 '납품' 역할에 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임 전 차장은 증인신문 규칙을 설명하고, 여러 차례 "법적 의견을 드리겠다"며 재판부의 심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임 전 차장은 검찰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UBS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적법한 압수수색 대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채널A 김철웅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평
영상편집 : 이재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