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과거 사건 또 있습니다.
외교부가 30년 전인 1987년과 1988년 당시 비밀 외교문서들을 공개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이 칼기 폭파 사건을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던 정황이 재확인됐습니다.
이상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입에 하얀 테이프를 붙인 채 수사관에 붙들려 비행기에서 내리는 20대 여성.
1987년 11월 29일 115 명의 목숨을 앗아간 KAL기 폭파범 김현희입니다.
김현희는 폭파 사건 16일 만인 12월 15일 한국으로 압송됐습니다.
13대 대통령 선거 하루 전이었습니다.
[대한뉴스 (1987년)]
"폭파범 김현희는 기자회견에서 북괴에 기만하고 살아온 데 배신감에 통분하면서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이 김현희를 대선 전에 압송해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려 한 정황이 외교문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당시 바레인에 급파된 박수길 외교부 차관보는 "잔해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현희를 인도하는 것이 성급하다" 는 바레인측 의견이 있다며 "늦어도 15일에 도착하려면 12일까지는 인도 통고를 받아야 한다"고 보고합니다.
사우디 정부에도 김현희 압송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전방위 노력을 벌였습니다.
또 정부가 비상 대책 회의를 하면서 '정부의 노력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을 우선 논의했고, 유가족에 대한 고려는 뒤로 밀렸습니다.
정권 이미지 관리에만 몰두한 사실이 문서를 통해 확인된 겁니다.
채널에이 뉴스. 이상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