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황제의 ‘표적’ 로비

2019-03-30 3



클럽 아레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보다 더 집중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수백억 원대 탈세 혐의 수사, 그 중심에 있는 강모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0명에 가까운 바지 사장을 거느리면서, 클럽 아레나를 실소유한 인물로 지목됐습니다.

강남 유흥업계에선 '유흥황제', '아방궁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요.

강 씨가 처음 차렸던 술집 이름이 '아방궁'인데 지금은 그가 강남 일대의 술집들을 마치 아방궁처럼 거느리고 있다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강남의 '아방궁주'가 됐을까요.

강 씨는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의 웨이터 출신입니다.

그곳에서 친해진 재계 인맥을 활용한 주식거래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100억 원대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유흥업소를 하나씩 늘려가다 강남 최대 규모인 클럽 아레나까지 거느리게 된 겁니다.

그가 거느린 강남 일대 유흥업소들의 면면도 들여다 볼까요.

저희가 입수한 강 씨의 유흥업소 리스트에는 모두 17곳의 상호가 올라 있습니다.

강남 지역에만 16곳이 몰려 있는데, 노래주점식 유흥업소만 10곳, 클럽은 3곳, 나머지는 룸살롱과 라운지바 등입니다.

최근에는 떡볶이집과 쌀국수집 등 요식업계까지 진출했는데요.

17곳의 등기부등본 가운데 강 씨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모두 차명으로 소유하면서 금전 거래를 조종하고 있는 겁니다.

강 씨가 세무 당국이나 수사 당국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비결, 전관을 노린 이른바 '표적' 로비에도 답이 있습니다.

강 씨가 전직 세무서장을 내세우고, 현직 소방 간부와 전직 구청 공무원에게도 손을 뻗친 정황, 보도해 드렸죠.

전직 경찰들에게 클럽 아레나에 식품을 납품하는 업소를 맡긴 정황도 불거졌습니다.

이 모든 정황과 의혹이 실제 로비로 이어졌는지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핵심입니다.

구청과 소방 당국에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200여만 원을 건넨 정황이 담긴 회계 장부가 최근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장부의 내용은 아직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아직 열지 못한 '판도라의 상자'가 더 있다는 건데요.

경기도 모처에 있는 컨테이너에 비밀장부가 보관 중이라는 말도 흘러 나옵니다.

이번 수사의 성패 역시 이 비밀 장부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수사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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