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쓴다고 이웃돕기성금 1천만 원 건네…악성 민원인 달래기

2019-03-22 475



대구 달서구청이 불우 이웃돕기 성금을 민원인을 달래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구청장과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있습니다.

청사에는 LPG 운반차량을 몰고 들어와 소란을 피우기도 합니다.

지난 2015년부터 상습적으로 구청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던 50대 남성 A 씨입니다.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이 구청 사업 때문에 철거됐는데 보상금을 더 달라는 이유입니다.

[민원 담당 직원]
"우울증도 오고 불면증에도 시달리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진짜 죽고 싶은 생각도…"

그런데 지난해 가을부터 이 남성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구청에서 1천만 원을 더 받아간 겁니다.

문제는 이 돈이 구청 직원이 모은 불우 이웃돕기 성금이란 점입니다.

민원인은 기초생활수급자도 차상위 계층도 아니었습니다.

구의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김귀화 / 대구 달서구 의원]
"즉 (민원인이) 생계곤란 구민이 아니라는 거죠?"

[이태훈 / 대구 달서구청장]
"공공사업 통해서 이 사람이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구의원은 구청장이 지시했는지 따져 물었고, 구청장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시민단체는 성금을 엉뚱한 용도에 사용한 구청을 비판했습니다.

[은재식 /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민원 해결용으로 둔갑시킨 부분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고 거기에 따르는 사과를 했으면…"

시민단체는 구청장과 구청 간부들을 공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박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