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으면 떠오르는 악몽”…울분 터트린 포항 시민들

2019-03-20 9



포항지진이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였다는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에 포항시민들은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난 지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대피소엔 여전히 텐트가 가득합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들은 마음의 상처를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도순 / 지진 이재민]
"수면제 매일 먹고. 자꾸 떠올라요. (뭐가 떠오르시는지?) 지진이… 지진이 자꾸 떠올라요."

지진이 지열발전소 탓에 촉발됐다는 정부 조사단 발표를 지켜보던 이재민들은 그만 울분을 터뜨립니다.

[지진 이재민]
"억울하고 눈물밖에 안 나죠. 국가보고 우리 보상해달라 집 지어달라 무리한 얘기는 안 해요. 우리를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켜달라."

지열발전소가 있는 포항시 흥해읍.

기울어진 아파트는 흉물스럽게 방치됐고, 빈 집은 쓰레기장이 됐습니다.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개인 분담금 탓에 복구는 손도 못대고 있습니다.

[이순남 / 피해 주민]
"2년이 다 되어 가도록 철거 안 해준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저녁에는 정말 적막해요. 도둑이 들어왔다 나갔다 해도 모르겠고… "

오늘 발표를 계기로 포항시민들은 '지진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길철진 / 경북 포항시]
"화가 나기도 하는데, (지진 날) 가능성이 줄었으니 안심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김건우 / 경북 포항시 상인]
"관리만 잘하면 계속 (지진) 안나는 거니까 떠나셨던 분들도 돌아오시면 좋겠고 경제가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이태우(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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